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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E_CHEMI 2013. 11. 14. 12:56

차갑지만 따뜻한 타이타늄

 

 

 

티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거대하고 강력한 신의 종족으로, 올림포스 신들이 세상을 지배하기 전, 황금 시대를 다스린 거인 족의 12신입니다. 어머니인 가이아(땅)의 부추김을 받아, 막내 아들 크로노스(시간)을 중심으로 아버지 우라노스(하늘)를 몰아내고 세계를 지배했습니다.

 

이런 거대하고 강력한 신을 따서 이름 지어진 원소가 있었으니, 바로 1791년 발견된 타이타늄입니다.

 

 

어마어마한 이름에 걸맞게, 타이타늄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벼우면서도 아주 단단하고 바닷물을 견딜 정도로 내부식성이 강하고, 알루미늄, 몰리브데넘, 망가니즈, 철 등의 금속과도 가볍고 단단하며 고온에 잘 견디는 합금을 만들어 내어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냉전시대에 구소련에서 타이타늄을 항공기와 잠수함의 엔진, 부품 재료로 사용되면서, 군사용 신소재로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현재에도 금속 타이타늄의 60% 가량이 항공 산업에 쓰이고 있답니다.

 

초고도 운항 시, 마찰열로 인해 기체 외부 온도가 30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항공산업에서는 타이타늄이 많이 쓰입니다!

 

1997년, 미국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티타늄을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주재료로 사용하면서 티타늄이 가진 재료학적 미학이 재조명 받게 되었습니다. 0.5mm 두께로 얇게 자른 티타늄 패널 3만 3,000여 개를 이어 붙여 만든 외관은, 티타늄의 빛 반사율 때문에 시시각각 다양한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우리 일상에서 타이타늄은 임플란트, 치과 인공관절, 인공심장박동 조절기 등에 쓰이고 있습니다. 군사용, 산업용으로 쓰이던 타이타늄이 어떻게 병원에서 쓰이게 되었을까요?

 

 

1952년, 스웨덴 의사 페르-인그바르 브로네마르크는 골수가 혈액세포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골수의 혈액 세포 생성 과정을 직접 보고 싶었던 브로네마스크는 토끼 넓적다리에 구멍을 뚫고 그 위에 강한 빛이 통과할 정도로 얇은 타이타늄 창을 씌웠습니다. 그런데, 실험이 끝난 후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값 비싼 타이타늄을 다른 실험에 재사용하려고 했지만, 타이타늄이 뼈에 단단히 붙어 떨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복해서 같은 현상이 일어나자, 이를 신기하게 여긴 브로네마르크는 오랜 연구 끝에 몸의 면역계가 타이타늄에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타이타늄이 염증을 일으키지 않고 골조직에 구조적으로 결합하는 현상을 골유착 현상(혹은 골융합 현상) 이라고 명명하였지요. 이를 시작으로 타이타늄은 보철술 분야에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타이타늄. 항공기, 선박 등에 쓰이는 차갑고 시크한 금속 이기도 하지만, 우리 몸에 따뜻하게 안착해 생활에 편리함을 제공해주는 금속입니다. 물론, 공항 검색대를 지날 때마다 인공관절 수술 환자임을 증명해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가치를 되찾아 주는 고마운 원소임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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