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만큼 신비로운, 아이오딘(Iodine)

 

 

     아이오딘(Iodine)에 대하여

 

 

 원소기호 I, 원자번호 53, 원자량 126.9045, 지각 중의 존재도 0.5ppm(58위)
녹는점 113.6℃, 끓는점 184.4℃, 비중 493(25℃), 임계온도 546℃, 물에 대한 용해도 0.029g/100g(20℃), 할로겐 원소

 

 

아이오딘의 화려한 스펙입니다. 상온에서는 검푸른 빛이 나는 고체로, 승화하면 보라색을 띠며, 미역이나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에 많이 존재합니다.

* 아이오딘과 요오드는 같은 물질이며, 2010년에 아이오딘으로 개정되었답니다

 

 아이오딘, 어떻게 탄생했을까?

 

1811년 프랑스의 쿠르투아가 화약을 제조하다가 과량의 황산을 해초에 가하는 과정에서 보라색 증기의 응결체인 결정을 발견했고, 프랑스 화학자 게이뤼삭이 보라색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Iodes를 따서 "Iode"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이후 영국의 데이비가 이 물질이 클로린과 유사한 성질을 갖는 새로운 원소임을 확인하면서 클로린의 접미어를 사용하여 아이오딘(Iodine)이라고 불렀습니다.

*원소 아이오딘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누군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게이뤼삭과 데이비가 쿠르투아를 최초 발견자로 인정하면서 논쟁이 끝났다고 합니다. 멋있는 사나이! >_<

 

이 독특한 원소는 세포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 티록신의 구성성분으로 포유류 생체의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인체에서는 아이오딘의 75% 가량이 갑상선에 존재하는데, 아이오딘의 양이 부족하면 갑상선종 등의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임산부의 아이오딘 섭취가 1일 25㎎ 이하일 때는 유산, 사산, 기형아 출산 등의 확률이 높으며, 출생 후 소아는 지능 저하, 운동 장애 등의 증세를 보이는 크레틴병에 걸리게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 인구가 아이오딘 결핍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그 중 8억 명이 결핍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갑상선종의 경우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이나 산악지방에서 발생빈도가 높고, 반대로 해안가에서는 아주 낮게 나타나는데, 이는 아이오딘이 생체 내에서 생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연 상태의 아이오딘 결핍을 막기 위해 해산물 등의 섭취를 통해 아이오딘을 공급해줘야 합니다. 1922년 스위스를 시작으로 많은 국가들은 소금에 아이오딘을 첨가하도록 법제화하여 아이오딘 결핍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 물론 너무 많으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하루종일 미역만 열심히 먹지 않는 이상), 아이오딘 과다로 인해 고생할 일이 많지는 않다고 합니다.
* 한국인들은 WHO권장 섭취량의 100배 정도를 섭취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 역사와 아이오딘?

 

1950년대, 인도에서도 아이오딘을 첨가하지 않은 소금 생산에 대해 금지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그런데 인도 사람들이 아이오딘을 첨가한 소금을 싫어해서 이 정책이 자리잡는데 무려 55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 혹자는 간디가 아이오딘을 싫어했고, 그 영향으로 인도 사람들도 아이오딘을 싫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단디 행진이라고 알려진 간디의 소금 행진에서 시작됩니다. 1930년 3월 12일, 간디는 사바르마티 아쉬라에서 구자라트주의 단디까지 380km에 달하는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영국이 부과한, 8.2%나 되는 부당한 소금세를 폐지하라는 묵시적 비폭력 운동이었지요.

간디와 78명의 추종자로 시작했던 행렬은 4월 6일 단디에 도착했을 때 수만 명이 되어, 그 길이가 3km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단디에 도착한 간디는 주위에 모인 군중과 함께 집회를 열었습니다. 집회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염분을 듬뿍 함유한 진흙을 한 움큼 집어 올리면서, "저는 이 소금으로 (대영)제국의 기반을 뒤흔들 것입니다!"라고 외치며, 사람들에게 세금이 붙지 않는 소금을 불법적으로 만들 것을 촉구했습니다.

 

비록 이 사건으로 6만 명이 넘는 인도인들이 투옥되었지만, 소금 행진은 인도 독립을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 된 역사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소금과 관련된 이런 아픈 역사와 간디의 민족주의의 영향으로 인도 국민들은 아이오딘 첨가 소금이 식민주의의 잔재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독립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죠.

 

1998년, 인도 연방 정부가 3개의 주에 보통 소금의 생산을 금지할 것을 강요하자, 서양 과학의 침략이라며 분노한 민족주의자와 간디주의자, 아이오딘을 첨가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던 가족끼리 소금을 만드는 영세 자영업자들과 아무 근거없이 아이오딘 첨가 소금이 암과 당뇨병, 결핵, 그리고 엉뚱하게도 짜증을 널리 확산시킬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결국 2년 뒤에 인도 총리는 연방 차원에서 보통 소금의 금지를 철회하게 되었고, 전국적으로 아이오딘 첨가 소금의 소비가 13% 가량 감소하면서 선천성 결함은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2005년이 되어, 새 총리가 보통 소금을 다시 금지함으로써 인도의 아이오딘 결핍 문제가 조금씩 해소되기 시작했답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원소, 아이오딘!

 

X-선 영상 촬영의 조영제, 살생제, 산업 촉매, 의약품, 액정디스플레이(LCD), 동물 사료 첨가제, 안정제, 식염 첨가제, 제초제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아이오딘은 화학 뿐만 아니라 생물, 역사를 넘나들며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화학 시간에 만났던 산화환원 적정과 녹말 검출에 쓰이던 아이오딘과 함께, 인도 역사 속에 녹아있는 아이오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원소입니다 :D